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GSAT 수험생들을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기업들의 ‘언택트 채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삼성이 그룹 공채 필기 시험인 GSAT을 온라인으로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SK·롯데·CJ(001040) 그룹도 잇달아 직무적성검사나 면접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언택트 채용에서 취업의 문을 열려면 달라진 면접 방식을 미리 숙지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대규모 온라인 시험을 치렀다. 대기업 채용 중 가장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몰려 ‘삼성고시’로 불리는 GSAT임에도 철저한 사전 준비 덕에 시험은 안정적으로 치러졌다. 삼성은 하반기 채용에도 비대면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온라인 전환이 어려운 전형은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감염우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오는 7일 오프라인 고사장에서 일부 직군에 한해 소프트웨어(SW)역량 테스트’를 실시한다. 출입 시 체온 및 증상 확인은 물론 응시자 간 좌석 간격 1.5m 이상 띄우기, 분산 퇴실, 시험장 사후 소독 등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이 대규모 온라인 시험에 이어 오프라인 시험도 성공적으로 치를 경우 다른 기업들의 온라인 채용 확산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혼합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최소화를 포함해 각종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입사지원자들이 화상을 통해 언택트 면접을 치르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실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은 옵션으로 뒀던 비대면 채용 방식의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신입 공채 면접을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활용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면접 일정·방식을 논의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 역시 화상 면접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도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화상 면접을 실시하고, SK이노베이션(096770)은 이달 둘째 주쯤 치러지는 1차 면접에서 비대면 방식을 도입한다. SK매직은 오는 10일 1차 역량면접과 23일 최종면접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SK브로드밴드도 이달 넷째 주에 코로나19 확산세를 보고 면접 방식을 결정한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원격 감독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롯데그룹도 상반기 신입사원 선발을 위한 엘탭(L-TAB, 조직·직무적합도검사)을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치룬다. 오는 12일까지 계열사별로 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조직 적합 진단을 실시한다. 오는 20일 예정된 직무적합진단의 경우 서울 시내 중·고교에서 오프라인으로 치룬다. 향후 면접 방식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보고 온라인 방식을 포함해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 CJ그룹도 이달 말 1차 면접에는 웹캠 등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을 적용한다. 오프라인으로 치를 수 밖에 없는 테스트의 경우 지원자들의 감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일정과 장소를 분산해 진행한다.
인사 담당자들은 코로나19가 최장 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비대면 채용 방식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양상에 따라 채용 방식을 온오프라인으로 혼합해 실시하고 있지만 온라인 채용 대세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생소한 방식인 만큼 취업 준비생은 해당 방식에 적응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등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