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위축에다 코로나 쇼크 등으로 상가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공급된 단지 내 상가 56개 점포 중 단 두 곳을 제외한 54개가 팔렸고, 일부 상가는 분양가의 세 배에 육박하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민간 단지의 상가보다 분양가가 저렴할 뿐 아니라 대단지로 이뤄져 배후수요가 풍부하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4일 LH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에 공급된 단지 내 상가 56개 점포 가운데 두 곳을 제외한 54개 점포가 주인을 찾았다. 올 상반기 공급량의 96.4%가 낙찰된 것. 유찰된 상가는 파주 운정 A-39블록과 원주 태장 A-1블록에서 각각 한 곳씩 나왔다. 낙찰된 54개 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149%였다.
최고 낙찰가율은 화성 동탄2 A84블록에서 나왔다. 해당 상가의 예정가는 2억5,000만원이었지만 284%에 달하는 7억1,111만원에 낙찰됐다. 분양가의 세 배에 육박하는 가격에 팔린 것이다. 이 단지 상가의 평균 낙찰가율은 177%로, 올 상반기에 공급된 점포 중 가장 높았다. 고양 향동 A3블록에서도 4억3,910만원짜리 상가가 7억6,199만원에 낙찰되며 174%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도 200%를 넘는 낙찰가율이 나오며 수도권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충북 혁신 B3-1블록의 평균 낙찰가율은 171%였는데 해당 단지의 최고 낙찰가율은 252%에 달했다. 2억1,300만원짜리 상가가 5억3,700만원에 팔린 것이다. 대구 연경 S1블록 단지에서도 예정가(1억9,300만원)의 176% 수준인 3억3,96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LH 단지 내 상가의 이 같은 선전은 상가 시장 전반에 드리운 불황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LH 단지 내 상가의 인기 요인으로 민간 상가 대비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또 단지 규모가 커 배후수요가 풍부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보통 예정가 대비 120~130% 정도를 적정 낙찰가율로 본다”며 “예정가의 2배가 넘는 가격에 상가가 낙찰될 경우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임대료 수준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