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
텔레닥헬스는 미국 원격의료의 선두주자다. 지난 2016년 미국 내 70%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웹사이트 트래픽으로 볼 때 여전히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닥은 미국에 상장한 유일한 순수 원격의료 기업이다. 원격의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언택트 테마’에 부합하고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의 기본은 의료진 네트워크를 구성해 고객에게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진료 과목은 일반진료, 피부·정신·소아·산부인과 등 다양하다. 고객들은 웹사이트·애플리케이션·콜센터를 통해 진료를 신청할 수 있다. 이후 보유 보험 커버리지, 성별, 사용언어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의료진을 배정한다. 대기시간은 10분 정도. 진료 후 의료진이 환자의 전자건강기록을 ‘업로드’하거나 전문의에게 이관하는 과정을 거쳐 서비스가 마무리된다.
텔레닥은 건강보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직장건강보험가입자(개인)에게 원격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대량 확보에 유리한 B2B2C(기업 간 거래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한 것) 형태다. 올해 1월 기준 고객사는 1만2,000개, 멤버십 가입 고객은 4,300만명에 달한다. 매년 1회 이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의 약점을 보완하는 점도 특징이다. 넓은 파트너십을 통해 진료 과목·비용 측면에서도 타사 대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텔레닥헬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97% 상승했다. 기업가치(EV)/매출액 밸류에이션은 14.6배로 과거 2년 평균(8.4배)보다 높지만 고점(19.3배)보다는 낮다. 동종 회사인 홍콩 핑안굿닥터와의 밸류에이션 차이도 축소됐다. 단기 급등한 주가와 밸류에이션 확대가 부담스럽지만 원격의료의 장기 성장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원격의료는 미국 의료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인 의사부족 현상과 높은 의료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원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