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신화통신 등에 '국영매체' 딱지

대선 앞 여론 개입 차단 포석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중국·러시아 등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해외매체에 ‘국영매체’라는 경고 딱지를 붙인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론형성 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4일(현지시간) 중국의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러시아 뉴스통신사 스푸트니크, 이란 프레스TV 페이스북 계정에 올여름부터 국영매체라는 표시가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의 국영매체가 미국인 사용자들을 상대로 광고를 하는 것도 금지된다.


페이스북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016년 미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가 가짜 뉴스를 유포해 미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자금조달 구조, 편집의 투명성, 소유권 및 지배구조, 내부 책임 메커니즘, 제3자로부터의 독립성 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정보국(DNI) 등 정부의 의견도 페이스북의 조치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페이스북이 국영매체라는 딱지를 붙이는 신화통신의 경우 단순히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언론사가 아니라 중국공산당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첩보기구라는 의혹을 계속 받아왔다. 실제 신화통신의 역사와 지배구조를 보면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신화통신은 1931년 중국공산당이 대외선전을 위해 세운 ‘홍색중화통신사’가 전신으로 1937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현재 신화통신은 우리의 내각 격인 중국 국무원 산하 정식 부서로 정부 측 문자 뉴스 공급을 목적으로 한 기구다. 중국어·영어·한국어를 포함해 총 14개의 언어로 24시간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차이밍자오 사장은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 국무원신문(뉴스)판공실 주임(장관급) 등을 역임했으며 공산당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기도 하다. 정부 측 입장을 반영하는 방송 뉴스 기구는 CCTV다.

너새니얼 글레이셔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책임자는 “국영매체는 미디어의 의제 설정 기능과 국가의 전략적 후원을 결합시키는 문제가 있기에 매체 뒤에 누가 있는지를 대중들에게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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