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가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시장 도매 판매량이 올 들어 처음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을 넘어선 데 이어 미국과 인도의 5월 판매량도 4월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5일 진행한 5월 판매 현황 설명회에서 세계 시장이 회복 중이고 신차 싸이클도 긍정적인 만큼 2·4분기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중국 시장 도매 판매량은 6만3,5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올 들어 중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현지 공장이 어느 정도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공급물량이 늘었고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소비 수요에 대비해 딜러들이 물량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중국 시장 도매 판매량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추락했었다. 전년 동기 대비 1월 15.2%, 2월 98%, 3월 54.1%, 4월 26% 각각 감소했다. 특히 2월은 역대 최악의 실적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중국 현지 딜러들이 시장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미리 물량을 챙기고 있다”면서 “다만 소비자가 직접 차를 구입하는 소매 판매와 다소 시간 차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005380)는 중국 시장에 신형 쏘나타와 엘란트라 출시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중국의 회복세보다는 한발 늦지만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인도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5월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한 10만4,786대를 판매했다. 전월인 4월 6만6,479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8%나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분명한 회복세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를 견인하는 차종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달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각각 1만대, 9,000대, 7,000대를 팔았다. 기아차 역시 쏘울·셀토스가 올해 처음 각각 6,000대, 3,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4월 월간 자동차 판매 0대를 기록했던 인도 자동차 시장도 5월부터 살아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8,544대를 판매했다. 올 1월 판매량(5만7,452대) 대비 7분의1에 불과한 수치지만 판매가 재개됐다는 사실 자체가 긍정적이다. 인도 역시 판매가 재개되면서 가장 먼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차종은 SUV다. 현대차의 중형 SUV ‘크레타’가 3,212대 팔려 전체 판매량의 40% 가까이 차지했다.
유럽 시장은 아직 5월 판매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월 전년 대비 판매량 80% 감소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아직 5월 유럽 실적 자료를 받지 못했고 유럽은 국가별로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도 어렵다”면서도 “다만 최악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