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7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가난한 나라들의 부채위기를 막기 위한 ‘채무상환 유예’에 동의했다.
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전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방제 중국 행동’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주요 20개국(G20)의 채무상환 유예 합의에 동참하기 위해 77개 개발도상국에 대한 채무를 유예한다”고 말했다. 마 부부장은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른 선진국들의 합의에 참여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G20 재무장관들은 채무 상환 유예에 사실상 합의했다. G20는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 국가채무상환을 동결할 예정이다. 주요 7개국도 지난 3일 최빈국에 대한 채무상환을 유예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중국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세계보건총회(WHA)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저개발국을 위해 2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이야기 했을 뿐 채무상환 유예나 탕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전세계 개도국들의 대중국 부채가 5,200억달러 이상이다. 특히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대출된 3,500억달러의 부채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이미 상환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으로서도 무조건적인 채무 탕감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반세기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황에서 막대한 경기부양으로 중국의 국가부채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