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따라하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WHO 탈퇴할 수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미국을 따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브라질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WHO를 탈퇴했다”며 “WHO가 이념적 편견 없이 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WHO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히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재개하기로 한 것을 두고는 “며칠 전에는 클로로퀸 관련 연구를 진행하지 말라고 권고하더니 스스로 시험을 재개했다”고 꼬집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클로로퀸 사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내부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보건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브라질의 WHO 탈퇴 가능성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브라질이 WHO에서 탈퇴하면 보건 분야에서 가장 소외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브라질은 WHO에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강대국이 아니다”라며 “WHO 탈퇴로 백신 공급과 코로나19 치료 등에서 많은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데타 전 장관은 코로나19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 4월 중순 사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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