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콜스턴의 동상을 브리스틀 항의 물 아래로 던져버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추모하는 영국의 집회 시위대가 17세기 노예무역상의 동상을 끌어내리고 바다로 던져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에 따르면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 시내에서는 1만명의 시민이 모여 열린 플로이드 추모 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이름을 딴 콜스턴가(街)로 몰려가 동상에 밧줄을 걸고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 내렸다.
BBC가 보도에 따르면 시민들은 바닥에 내팽개쳐진 동상 위로 올라가 짓밟았고, 일부 시민은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진압으로 숨졌을 당시처럼 동상의 목 부분을 한쪽 무릎으로 누른 채 올라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 동상을 브리스틀 시내를 끌고 다니다가 항구 쪽으로 가져가 에이본 강으로 던져버렸다.
브리스틀은 과거 영국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던 도시로, 콜스턴은 17세기의 노예무역상이었다.
1721년 사망한 그는 자신의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이에 따라,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브리스틀 곳곳에는 콜스턴의 기부로 세워진 도로, 건물, 기념관 등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 동안 콜스턴의 동상은 그동안 브리스틀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에서 존치 여부를 두고 계속 논란이 있었다. 17세기 브리스틀의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라는 무역회사의 임원이었던 콜스턴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흑인 남녀와 아동 등 총 8만여명을 노예로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 교수는 BBC 인터뷰에서 브리스틀시가 진작에 콜스턴의 동상을 치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콜스턴 동상 파괴 사건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런던에서는 주말 이틀 동안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주영 미국 대사관 앞에서 모여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조지 플로이드의 잔혹한 죽음이 모든 곳에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면서도 시위대의 자제를 호소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