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윤미향 오열한 '마포 쉼터' 소장의 죽음…시신에서 '주저흔' 나왔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60)씨가 지난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손씨에 대한 부검 결과 당시 현장에서 음주 흔적과 함께 주저흔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유족과 변호사가 참관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손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 측에서도 검사 등 3명을 보내 부검 참관 의사를 밝혔지만 현장 부검의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파주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손씨의 지인으로부터 “손씨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후 오후 10시35분쯤 경기 파주 손씨의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손씨를 발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나오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왼쪽),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손씨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으로, 해당 아파트에 혼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외부인 침입의 흔적 등 범죄 혐의점도 없었다.

경찰은 지난 6일 오전 10시57분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혼자 탑승해 귀가하는 손씨의 모습을 확인했으며, 이후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입문을 개방하고 들어간 오후 10시55분까지 손씨의 집에 출입한 사람은 없었다.

현재까지 손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기도 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발견 당시 음주 흔적과 함께 손목과 배 등에서 주저흔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여러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손씨의 휴대전화 사용기록을 분석해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가 나오는대로 최종 통화자나 메시지 수신 내역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윤 의원은 추모사를 통해 손씨를 향해 거듭 “미안하다”고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윤 의원은 또한 자신과 정의연을 두고 불거진 불투명한 회계 의혹 등과 관련, 마포 쉼터가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한 상황을 두고 언론과 검찰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쉼터 소장 손씨에 대한 추모사를 올려 “사랑하는 손소장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는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면 저는 어떻게 하라고…“라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갔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손잡고 세계를 여러 바퀴 돌며 함께 다녔는데 나더러 어떻게 잊으라고…”라고도 적었다.

이어 윤 의원은 “2004년 처음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들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를 했다)”면서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 우리 소장님은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봐요, 힘들어요’라고 하고는 금방 ‘아이고 힘든 우리 대표님께 제가 이러면 안되는데 미안해서 어쩌나’ (라고 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또한 윤 의원은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를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인 것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이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과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을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걸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며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도 썼다.

덧붙여 윤 의원은 “그러느라,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며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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