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는 왜 제주도 초등학교에 드론을 날렸을까?

GS리테일-칼텍스 ‘유통 협업’
제주서 ‘드론배달’ 시범서비스
“도심까지 서비스 확대 목표”

8일 해안초등학교 학생들이 0.8㎞를 날아 간식을 배달한 드론을 반기고 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 8일 오전10시 제주 노형로에 위치한 GS(078930)칼텍스 무수천주유소에서 8개의 날개를 단 2m 길이의 드론이 굉음을 내면서 상공으로 떠올랐다. ‘아이돌샌드위치’를 실은 드론은 3분 만에 0.8㎞ 떨어진 해안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간식을 배달했다.

#같은 시각 50인분의 디저트를 실은 50인분의 디저트를 실은 드론도 무수천주유소를 출발했다. 목적지는 1.3㎞ 떨어진 펜션. 스몰웨딩을 진행 중인 숙박객에게 도시락과 음료를 배달하는 미션을 무사히 수행했다.

GS리테일(007070)과 GS칼텍스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제주도와 손잡고 업계 최초로 드론 배송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면 인근의 GS칼텍스 주유소에서 받아 드론으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의 한 관계자는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한 달에 두 차례 시범운영을 거쳐 드론 배송 상용화 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제주도 GS칼텍스 무수천주유소 드론 배송 시연행사에서 드론이 이륙하고 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드론 배송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2022년까지는 제주도를 비롯한 도서·산간 지역에 한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드론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이 4개 지역자치단체에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산업부는 제주도와 전라남도(고흥), 충청남도(서산·태안), 강원도(영월)를 실증 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안전상의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드론이 새로운 기술인 만큼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며 “도서·산간 지역에서 시작해 안전성이 검증되면 도시 외곽, 최종적으로는 도심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자 해외에서는 이미 드론의 활약이 일상화되고 있다. 미국 기업 집라인은 아프리카에 드론을 띄워 코로나19 진단용 검체를 병원으로 보냈다. 중국에서는 드론이 코로나19로 격리된 주민에게 생필품을 배송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활성화됐지만 기존 물류 차량으로는 도서·산간지역까지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긴급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수와 도시락·식재료 등 생필품과 구호물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드론 배송 서비스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남호(왼쪽 네번째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 원희룡 제주지사,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이 8일 오전 제주도 GS칼텍스 무수천주유소에서 열린 드론 배송 시연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GS칼텍스
GS칼텍스의 주유소는 드론 배송을 위한 물류 거점으로 활용된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이날 시연행사에서 “주유소는 물류차량의 진입이 쉽고 물건 적재공간이 충분할 뿐 아니라 전국에 분포돼 있어 물류거점화에 적합하다”며 “드론 배송을 비롯해 주유소를 활용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GS칼텍스가 ‘미래형 주유소’ 전략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 GS칼텍스가 주유소에서 주유·세차·정비 등 전통적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전기차·수소차 충전까지 가능한 ‘모빌리티 허브’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로지스틱(물류) 허브’로서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산업부는 민간기업이 유통물류 배송 상용화 사업을 착수하면서 규제 애로가 발생할 경우 규제샌드박스 제도 등을 통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행거리·적재무게가 증가된 수소드론 개발 등 신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전기·수소 충전 및 주유소 네트워크와 미래모빌리티 연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정·박민주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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