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를 위해 남북직통 전화를 점검하는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9일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끊은 가운데 중국 주요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집중 조명했다.
관영 중앙(CC)TV는 9일 아침 뉴스에서 북한이 남북연락채널을 이날 0시를 기해 일시에 차단했다면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신문망도 북한 매체의 보도 전문을 캡처해 보도하며 “남북이 계속 유지해오던 연락선 ▲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통신선 ▲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 남북통신시험선 ▲ 청와대와 당 중앙위 본부 간 직통통신선 등 4개를 모두 차단했다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남북 연락선 차단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은 이미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거론하며 연락 채널 차단을 예고한 바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전단 살포를 금지한 바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차단했다고 밝힌 연락 채널 중 개성 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은 이날 오전 9시께 실제로 북측이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들어 이날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모든 남북간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당 정치국 회의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비난했던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 등 대남 문제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대남사업 부서들의 사업총화회의가 열렸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면서 “우선 북남 사이의 모든 통신 연락선들을 완전히 차단해버릴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8일 오전에는 남측의 연락사무소 연락 시도에 답하지 않다가 오후에는 전화를 받는 등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였지만 이날 오전 채널의 완전 폐기를 선언한 만큼 이대로 ‘불통’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2018년 7월(서해지구), 8월(동해지구) 순차적으로 완전 복구된 군 통신선도 2년 만에 다시 단절될 위기에 놓였다.
중국 매체가 북한 남북연락채널 차단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웨이보 캡처
정부는 연락채널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대응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간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간 합의에 따라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남북합의를 준수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통신연락선 폐기가 ‘첫 단계’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이 대남사업을 적대적 기조로 바꾸고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통해 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남한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하지 않을 시 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북한이 다음 수순으로 남북간 적대행위 중지를 명기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대남 군사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