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약 3개월 간의 봉쇄를 마치고 경제를 재가동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등 미국 여타 지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이들 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를 풀면서 다시 코로나19 증가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미국 내 코로나19 다시 확산세?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존스홉킨스대가 분석한 5일 이동평균선을 인용,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타,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아칸소, 텍사스 등 7개 주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시에서는 사상자 수가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감염병 전문가이자 컬럼비아대의 전염병학자인 와파 엘-사드르는 “매우 엇갈린 모습”이라며 “어떤 지역에서는 놀라운 진전을 이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는 최근 몇 주 동안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때 3만명을 넘어섰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현재 2만명대를 맴돌고 있다. 일일 사망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주에서의 확산세가 눈에 띄게 잦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낸 뉴욕주를 포함해 뉴저지주와 일리노이주, 코넷티컷주 등에서의 신규 확진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9만여명으로 가장 많으며, 뉴저지(16만여명)가 2위, 일리노이주(12만여명)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엘 사드르 박사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등에서의 충격을 제외한다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은 훨씬 더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는 일부 공중보건당국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발생한 시위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에서는 19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11만여명이 사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마다 검사 능력과 보고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이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봉쇄조치 완화로 코로나 재확산 우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셉 레우나드 UC버클리 전염병학과 조교수가 지난 3월 말~4월 초 사람들의 휴대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났으며 사회적인 어울림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재택대기령을 해제한 곳들에서는 (코로나19)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우나드 교수는 일부 지역의 경우 지난 메모리얼데이 동안 발생한 활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재택대기령을 해제한 애리조나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조리 베셀 배너헬스 최고임상책임자도 6월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입원하거나 중환자실에 머무는 환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가장 아픈 사람들’이 약간 증가세”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다른 조치들에 대해 좀 더 진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의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검사량이 늘면서 확진자 수도 늘어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