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한다더니…아디다스, 유색인종 임원은 제로

나이키 인종차별 반대 광고 지지에
직원들 "기업문화부터 바꿔라"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자리한 아디아스 매장 창문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공격으로 깨져 있다. /EAP연합뉴스

백인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직원들이 차별적인 기업 문화를 바꾸라고 비판했다.

8이(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디다스 미국 지사의 흑인 직원들이 자사의 기업 문화가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아디다스의 경쟁사인 나이키는 지난달 29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For once, Don’t Do It’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대표적인 광고 문구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을 변형한 ‘돈 두 잇(Don’t Do It)’을 주 내용으로 했는데, ‘이번만은 하지 마라. 미국에 문제가 없는 척하지 마라, 인종차별에 등을 돌리지 마라, 무고한 생명이 우리에게서 빼앗기는 것을 용납하지 마라. 더는 변명하지 마라. 이것이 너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마라. 앉아서 조용히 있지 마라. 네가 이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변화의 일부가 되자’는 내용이다. 이에 아디다스는 나이키의 광고를 리트윗하며 “함께 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며, 함께 하는 것이 변화를 만드는 길”이라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나이키 유튜브 캡쳐

하지만 아디다스의 기업 문화는 이 같은 행보와는 반대된다고 직원들은 주장한다. 아디다스의 신발 디자이너로 7년간 일한 아릭 아르몬은 “(아디다스의) 최근 발언에 대한 회사 내부의 호응이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디다스가 흑인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흑인 직원을 고용한다고 하지만, 경험상 흑인 직원이 승진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리더십이 아니라 그저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해 여기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의 경영진 6명과 이사진 16명에는 흑인 구성원이 한 명도 없으며, 나이키 홈페이지에 등재된 임원 10명 중에도 유색인종은 없다. 지난주에는 아디다스의 흑인 직원들이 간부들에게 2021년 말까지 모든 직급에서 흑인과 라틴계 직원을 전체의 31% 수준으로 맞춰줄 것을 촉구하는 발표문을 보내기도 했다.

WSJ은 아디다스와 나이키, 언더아머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 내부에서는 기업이 흑인 스포츠 스타를 마케팅에 이용하고, 흑인 커뮤니티에 신발과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면서도 정작 지도부에는 흑인이나 여성이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내부 반발에 대해 언급을 아끼며 “회사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흑인 직원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아디다스 외에 다른 글로벌 기업 역시 인종차별에 맞서고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부 여론의 압박에 직면한 상태다. 나이키는 ’조던 브랜드‘와 함께 향후 4년간 회사가 흑인 사회를 지원하기 위해 약속한 4,000만달러(약 480억원)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조던과 컨버스 브랜드를 자회사로 보유한 나이키는 수석 이사 13명 중 3명이 유색인종이며, 향후 비율을 더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티 로더의 직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회사가 추구하는 사회정의 메시지와 상충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금을 약속한 자사 로널드 로더 이사의 해임을 요구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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