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변론재개 기일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직원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앞서 지난 4월 재판부에 요청한 2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검찰이 추가적인 폭행 혐의를 공소사실에 넣은 데 따른 것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3부(권성수·김선희·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변론 재개된 이씨의 상습특수상해 등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이 같이 밝혔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달 6일 선고공판을 예정했으나 최근 변론재개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이씨에게 적용할 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추가된 혐의는 이씨가 지난 2012~2018년 자택 관리소장에게 화분에 물을 많이 안 줘 화초가 죽었다며 24회에 걸쳐 화를 내며 화분·모종삽 등을 집어던진 일이다. 이씨 측도 추가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구형량을 높이며 “처음 기소한 사건만으로도 상습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본다”면서도 “추가된 공소사실을 보면 피고인의 상습성은 더욱 명확해 보인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최후변론에서 “공소사실이 자신의 부적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 변함이 없다”면서도 “모든 고소인과 합의했고 고소인들이 처벌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벌어진 모든 사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구했다.
이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는 경비원이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전지가위를 던졌고, 구기동 도로변에선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4일 열린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