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전경.
입주 당시 물량 증가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세입자를 구했던 신축 아파트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는 지난 4월 14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입주 시점 8억~9억원 수준에서 전세 시세가 형성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6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2018년 입주를 시작한 9,5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 송파구 ‘헬리오시티’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 전세는 5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역시 6억~7억원 수준을 보이던 입주 시점 대비 크게 오른 값이다. 1만가구가 넘는 입주 폭탄이 이어졌던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셋값도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명일동 ‘명일역래미안솔베뉴’ 전용 59㎡의 전세 시세는 입주 당시 3억5,000만원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1년 반 정도가 지난 현재 2억원 이상 올랐다.
신축 전세가 크게 오른 데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강력한 분양가 통제로 공급절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규제 및 로또 청약 등으로 인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서울 전셋값은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다. 지난해(4만3,006가구)와 올해(4만2,012가구) 4만가구를 넘긴 입주 물량은 오는 2021년에 절반 수준인 2만1,739가구로 뚝 떨어진다. 여기에 여당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전월세신고제를 비롯해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 공급은 더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 정책으로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청약 수요 등으로 전세를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임대차법 개정 등으로 전세 공급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으로 전셋값은 강보합 내지는 상승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