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가장 인간적인 삶의 핵심인 관계를 단절시키고, 연결을 방해하며,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언택트 사회로의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을 ‘인(人)’이 아닌 ‘인간(人間)’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애초에 인간은 혼자가 아닌 나와 너 사이의 ‘관계’가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언택트를 매개로 다시 초연결과 초융합에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미국 노동부는 직업별·소득별 코로나19 사태의 위험도를 측정한 통계를 내놓았다. 대체로 전체 직업군의 3분의1만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리스크 회피가 가능하고, 대부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실업으로 내몰리거나 실천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소득분위별 재택근무 가능 비율을 살펴보면 소득 하위 25%는 90% 이상이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업들이며, 소득 하위 50%까지도 재택근무 가능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더욱 주목할 부문은 코로나19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직업군들이다. 특히 코로나19 위험도가 90 이상인 초위험군에는 간호사를 비롯한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간병인, 스포츠의학 물리치료사, 건강관리사 등이 포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직업군의 성별은 대체로 여자와 50세 이상 고령자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득 수준뿐 아니라 나이와 성별 등 많은 부문에서 코로나19는 단절을 통해 건강불평등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속한 언택트 사회를 살아가는 법은 역설적이게도 초연결과 초융합을 통해 슬기로운 ‘인간(人間)’으로 가려고 하는 과정에 있다.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고, 단절의 관계를 회복하는 곳에서 투자의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다운로드 수에서 넷플릭스를 능가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바로 원격 건강관리 앱 ‘마이차트(MYchart)’다. 실내용 자전거, 러닝머신을 통해 고객의 운동량과 신체변화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모니터링하며,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원격 트레이닝과 코칭을 제공하는 미국의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Peloton)은 최근 기업공개(IPO) 가격을 훌쩍 넘어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원격진료를 두고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 중에 의료용 앱 안전관리지침 개정에 따라 갤럭시 워치 등에서 심전도검사 앱이 허용됐다. 디지털 원격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들의 혁신과 성장을 확신하게 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