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초선이 뽑은 '대권주자 1위' 원희룡 “변화 주도하는 보수DNA 되찾자”

[월간 대권주자]
보수가 선택한 의료보험·남북합의서·금융실명제
인간-자연-기계의 공존, 보수가 해결해야
원희룡의 플랫폼 리더십…설득·타협·신뢰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초선이 뽑은 차기 ‘대선후보 1위’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냉철히 평가하고 정면돌파해 담대한 변화를 주도하던 보수의 DNA를 되찾자”고 외쳤다.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원 지사는 야권 대선후보 첫 타자로 자신의 비전을 공유했다. 원 지사는 “보수는 냉철한 현실인식을 기반으로 시대변화와 세계질서의 위협을 정면돌파해왔다”면서 “보수는 과감하게 경계선을 넘을 줄 안다”고 정의했다.


보수의 시대변화 DNA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가 뛰어넘은 첫 번째 경계선은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반열로 진입시킨 ‘산업화’다. 원 지사는 “1945~48년까지 보수는 자유주의에 기초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선택해 한국 현대사의 운명을 갈랐다”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국가에서 G12로 수직상승 한 나라”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보수는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 도약하는 정책을 펼쳤다. 원 지사는 박정희 정권 때 전 국민 의료보험을, 김영삼 정권 때 금융실명제를 도입해 복지국가의 초석을 다졌던 역사를 되새겼다. 이에 대해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보수가 민주화를 외치는 세력과 타협해 하나회를 척결했다”고 평가했다.

보수가 넘은 세 번째 경계선은 공산국가와의 ‘북방외교’다. 원 지사는 “1989년 베를린 장벽과 함께 소련이 무너졌을 때 보수는 남북 기본합의서를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진보가 비판세력이었을 동안 보수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시대적 변화를 실현시켰다”고 자신하면서도 “2000년대부터 보수는 담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근성을 서서히 잃어갔다”고 반성했다. 이어 통합당 의원들에게 “우린 축구로 치면 전반전을 졌다. 월드컵 후반전 승리의 역전 드라마를 쓰자”고 독려했다.



인간―자연―기계의 공존, 보수가 해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 지사는 “보수정당에 껌처럼 달라붙은 비호감·혐오·적대감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보수의 필요성과 효능감을 국민에게 인정받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즉 보수가 대한민국에 산적한 미래 과제를 해결할 ‘준비된 유능한 집단’임을 증명해야 한다. 원 지사가 생각하는 미래 과제는 ‘인간―자연―기계의 공존’이다.

우선 인간과 인간의 공존이 깨져 교육과 일자리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 원 지사는 “일자리 격차가 소득격차와 자산격차로 이어진다”며 “제주도에서 국민의 기본역량과 기본기회를 보장해주는 교육과 일자리 정책을 쌓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지국가와 국민들의 미래 불안에 대한 내부 토론을 거쳐 제주도의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도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기후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로 나타났다”면서 “문명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은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다. 원 지사는 “제주도에선 이미 전기차, 드론, 블록체인 등을 활성화하고 무상코딩 교육을 몇 년 전부터 해왔다”고 자부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로 방역과 개인정보보호의 동시에 충족하는 제주도의 새로운 시스템을 6월 내로 선보일 예정이라 밝혔다. 현재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면서도 개인정보는 DID(Decentralized Identifier; 분산신원증명) 기술로 보호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제주를 지켜라, 원희룡의 리더십



원 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개혁엔 ‘플랫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양한 생각을 플랫폼 위에 모아 수평적으로 토론하고 경쟁하는 방식으로 보수개혁이 이뤄져야 한단 것이다. 실제로 원 지사는 제주도를 코로나19로부터 지켜내는 과정에서 수평적 리더십을 추구했다. 그는 “내가 코로나19에 대해 얼마나 알겠느냐”면서 “의사와 전문 보건 인력과 직접 회의를 했고, 현장에선 그들의 입장에 전적으로 힘을 실어줬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일찍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대규모 감염을 막았다. 원 지사는 “신천지 교인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협조하지 않으니깐 직접 신천지 간부와 담판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명단의 개인정보에 대해 공무원 기밀유지 각서를 쓰고 신천지 간부들에게 직접 교인 연락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덕분에 한 명도 빠짐없이 조사했다”며 “설득, 타협,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방어시스템인지 배웠다”고 회상했다.


대선후보 엿보는 릴레이 세미나




장제원(오른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혁신포럼’ 세미나는 차기 대선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장이다. 세미나 대표인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대선 잠룡들의 운동장이 굉장히 위축됐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독 드리블을 하는 상황에서 차기 대권 후보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조명을 받은 채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며 “야권 후보가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일 수 있어 그들의 비전이나 정책을 나눌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대선후보의 비전을 선보이는 릴레이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다음 세미나 날짜는 7월 7일이다. 장 의원은 “여권 후보를 초대하는 것도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세미나에서 타운홀 미팅처럼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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