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사우디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10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3,717명으로 발병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고 최근 닷새 연속 3,000명이 넘었다.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 추이를 보면 5월 16∼22일 2,500명을 넘어 ‘1차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한 주간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29일의 경우 1,581명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반등하면서 3,000명 이상까지 재상승, ‘2차 정점’을 이뤘다. 약 2주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배가 된 것이다.
2차 정점 기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차 정점보다 절대 수치는 500∼900명 많지만 이는 검사수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 정점 기간 모두 일일 확진율이 15% 내외로 비슷한 상태다. 최근 발생한 2차 파도의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약 3주전 ‘1차 파도’만큼 심각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우디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봉쇄 수준에 따라 출렁거렸다. 일찌감치 2월 말부터 강력한 통행·영업 금지와 같은 봉쇄 정책을 시행한 사우디 정부는 4월 24일 시작한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맞아 통행 금지 시간을 줄이고 모임과 상점 영업을 일부 허용했다. 하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는 5월 20일 전후 1차 정점까지 상승하면서 사우디 정부는 라마단 종료 명절 연휴인 5월 23∼27일 전국적으로 24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 기간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내림세였고 5월 29일 약 4주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에서 무슬림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가 봉쇄 완화에 나서면서 코로나19 곡선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사우디 정부는 5월 28∼30일, 5월 31일∼6월 20일, 6월 21일 이후 등 3단계에 걸쳐 봉쇄 정책을 완화하기로 했다. 1단계 기간에는 오전 6시∼오후 3시까지 외출을 허용하고 상가의 영업을 일부 재개했다. 2단계는 외출시간을 5시간 더 늘리고 금요 대예배, 출근 근무, 국내선 운항, 식당, 카페 영업을 허용했다. 3단계가 시작되는 6월 21일부터는 봉쇄를 완전히 풀 방침이다.
그러나 정상화 목표일을 열흘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사우디 보건부는 추이를 보고 봉쇄 정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1, 2차 정점의 차이는 확진자의 인구 구성이다. 1차 정점 시기에는 확진자의 60%가 외국인, 40%가 사우디인이었으나 최근엔 이 비율이 뒤바뀌었다. 코로나19의 주 감염 집단이 외국인 이주 근로자가 모여 사는 단체 숙소에서 사우디인의 지역 사회로 옮겨진 셈이다. 인구의 38%를 차지하는 외국인에 집중됐던 감염이 지역사회로 이동하면서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우디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7%(819명 사망)로 아직 낮지만 일일 신규 사망자는 5월 중순 10명 안팎에서 5월 하순 20명대로 상승했고 최근 한 주간 매일 30명을 넘겼다. 사우디 보건부는 10일 “거리두기와 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