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핵군축, 미중 갈등의 새 뇌관 되나

중국이 지난해 국경절(10월1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41’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 홍콩 국가보안법, 무역전쟁, 화웨이,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핵군축’이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망했다. 미국·러시아와의 핵군축 협상 참여에 거부의사를 밝힌 중국에 대해 미국이 집요하게 끌어들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군축 담당 특사인 마셜 빌링슬리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3자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재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오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르게이 리아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연장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뉴스타트 협정은 내년 2월에 만료된다. 미국은 앞서 중국도 미러 핵군축 협상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빌링슬리 특사는 이어 “중국이 큰 권력 지위를 얻으려면 강한 책임을 갖고 행동해야 하고 핵무기에선 만리장성 같은 비밀이 없어야 한다”면서 “빈에서 중국을 기다릴 것”이라고 압박을 강화했다


뉴스타트는 1991년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감축 등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의 뒤를 이은 협정으로 2010년 체결됐다.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하는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기로 제한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는 가운데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핵무기 및 미사일 능력이 미국 및 동맹국들에 점차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새 협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이미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에서 “핵무기 비축량이 가장 많은 미국과 러시아가 핵군축에서 특별하고 최우선 순위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 송중핑은 “중국은 자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러시아와 미국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회담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량을 중국 수준으로 줄이거나 혹은 중국이 핵능력을 미러와 같은 수준으로 증강할 때까지 중국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현재 러시아는 6,500개, 미국은 6,185개의 핵무기를 각각 보유중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290개에 불과했다. 다만 러시아와 미국이 이 해에 각각 350개, 300개를 줄인데 비해 중국은 10개를 더 늘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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