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시가총액 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면서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산정한 ‘삼바’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주장도 무색해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11%(4만3,000원) 상승한 74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연초(42만8,500원) 대비 75% 가까이 올랐다. ‘삼바’의 시총도 46조5,800억원에서 49조4,200억여원으로 하루 만에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이날 장중 한때 50조원을 넘어서면서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와 15조원 차이로 간극을 좁혔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바 지분(48%)의 가치를 최대 7조2,000억원 정도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바의 가치를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 승계에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렇지만 비판과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2017년 24조5,000억원, 2018년 25조5,000억원, 지난해 28조6,000억원 등 상장 후부터 꾸준히 당시 평가 금액을 뛰어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하게 된 것은 시장이 기업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4분기 매출액은 2,072억원, 영업이익은 626억원 정도다. 기업 가치가 50조원에 달하는 기업치고는 많지 않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액의 두 배에 달하는 1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낸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 벤처들이 급증해 의약품 위탁생산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이라는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면서 높아진 자회사의 가치도 주가에 반영됐다. 결국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현재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바이오의 ‘회계 리스크’에도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째 월간 단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 비중도 지난해 8월 8%대에서 최근에는 10.83%까지 크게 늘었다. 기관투자가들도 최근 삼성바이오에 대해 5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현재 삼성바이오의 주가와 사업현황을 보면 지난 2015년 당시 평가도 오히려 저평가됐다고 봐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