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 악재속 삼성 어깨 짓누르는 사법 리스크

무역전쟁·한일갈등 악재 돌파할
활발한 현장 경영행보 필요한데
동시다발 진행 재판에 발목 잡혀
그룹 안팎서 "이번이 진짜 위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호재기자
검찰의 칼에 삼성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 대외 악재가 겹겹이 쌓인 상황에서 삼성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 모습이다.

1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이날 오후2시부터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회계 과정에 불법이나 고의성이 있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 2015년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삼성 측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의 합작파트너인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부채로 재무제표에 반영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것을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이나 분식회계와 관련한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검찰 수사의 시작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분식 의혹은 물론 이 부회장을 위한 시세조종도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주가 방어를 검찰이 인위적 주가 조작으로 몰고 있다는 논리다.

한편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의 후임으로 삼성 사회공헌업무 총괄 성인희 사장을 선임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유일한 삼성 내부 위원으로 활동해온 이인용 사장은 4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수민·안현덕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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