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캡쳐
10일(현지시간) CNN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캠프의 참모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가 곧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에는 캠프 관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사진과 펜스 부통령의 뒷모습이 담겼다. 펜스 부통령은 사진과 함께 “오늘 트럼프-펜스팀의 위대한 사람들을 보기 위해 들렀다!”며 “열심히 일해줘서 고맙고, 계속 그렇게 해달라”는 내용의 글도 남겼다.
하지만 이 사진은 곧 문제가 됐다. 사진 속 인원이 수십 명에 달하는데다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NN은 이 사진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사무실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며, 펜스 부통령이 버지니아의 1단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모임의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CNN은 백악관과 트럼프 캠프에 논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8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국 미네소타주의 마요 클리닉을 방문,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를 만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펜스 부통령이 논란에 휩싸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4월 마요 클리닉을 찾아 직원과 환자들을 만날 때도 홀로 마스크를 쓰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마요 클리닉은 펜스 부통령의 방문보다 앞선 4월 13일 모든 방문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자체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의 아내인 캐런 여사는 당시 남편이 이 같은 정책을 알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폴리티코에 따르면 마요 클리닉 대변인은 펜스와 그의 일행이 도착 전에 마스크 정책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펜스 부통령은 이후 “마스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마요 클리닉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고 실수를 인정한 바 있다.
미국 내 보건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지 않을 경우 2차 코로나19 유행이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모든 주가 단계별로 경제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20여개 주에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여전히 요원한 가운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으로 공공장소에 모이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전문가들은 지난 봄에 경험했던 높은 발병률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브라질(77만여명)과 러시아(49만여명), 영국(29만여명), 인도(27만여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합친 것을 훌쩍 넘는 수치다. 사망자 수도 약 11만3,000명으로, 브라질(약 4만명)과 러시아(6,000여명), 영국(4만1,000여명), 스페인(2만7,000여명)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