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아동학대 부모, 아이 입원 중 '양육수당' 신청했다

경남 창녕의 한 편의점에서 발견된 A양. /사진=채널A 뉴스 화면.

경남 창녕에서 9살 여아를 잔혹하게 학대해 공분을 사고 있는 계부와 친모가 피해 아동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지난 10일 군에 가정양육수당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동은 손을 프라이팬에 지지고, 목에 쇠사슬을 감아 감금하는 등의 충격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집을 탈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창녕군에 따르면 학대 피해 아동인 9살 A양의 계부 B(35)씨와 친모 C(27)씨는 그동안 A양의 의붓동생 3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매달 양육수당 등 각종 수당 명목으로 90만원을 받았다. A양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자녀는 B씨와 C씨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이다.

B씨와 C씨는 A양이 집을 탈출해 병원에 입원 중이던 10일 A양의 의붓동생 중 둘째와 셋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다며 군에 추가로 가정양육수당을 신청했다. 가정양육수당은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시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군에서 추가로 수당을 제공하는 제도로, 매달 4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시 세 자녀 이상을 키울 시 군에서 나오는 출산지원금 1,000만원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이후 법원에서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한 임시보호명령을 내리자 자해 소동을 벌여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이들 상태가 안정되면 소환이나 강제수사 등을 통해 관련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A양은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 최초 경찰 신고자 송모씨에 의해 발견됐다. 그리고 오후 6시20분쯤 송씨와 함께 창녕 대합면의 한 편의점을 들렀다. 발견 당시 A양은 얼굴과 온 몸에 멍자국이 있었으며 손가락에는 심한 화상을 입어 물집이 잡혀 있는 등 지문이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머리는 찢어져 피를 흘린 흔적이 있었다.

A양의 진술에 따르면 계부 B씨는 쇠막대기와 빨래건조대 등으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폭행했다. 친모 C씨는 200도 이상의 열을 가해서 글루건으로 발등을 쏘거나, 쇠젓가락을 불에 달궈 발바닥을 지지는 등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이를 뒷받침하는 쇠사슬과 자물쇠, 글루건 등 물품을 압수한 상태다.

또 B씨는 A양이 집을 나가겠다고 하자 달궈진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져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문 조회 등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으니 지문을 없애라는 뜻이었다.

경남 창녕에서 계부와 친모에 의해 학대당한 초등학생 A(9)양 거주했던 한 빌라. /연합뉴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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