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캠브리지 멜버른 사이언스 파크에 위치한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건물 외관. 코로나19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자료사진
이탈리아가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과 공동으로 유럽 인구의 절반이 넘는 4억명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4억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임상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번 계약상의 공급 물량은 유럽 인구(약 7억4,000여명) 절반 이상에 백신 접종을 시행할 수 있는 규모다.
스페란차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을께 완료돼 연말에는 1차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날 계약 체결로 그 첫걸음을 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신은 소수의 특권이 아닌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글로벌 공공재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백신만이 코로나19 보건 위기를 끝낼 유일한 방법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도 이날 관련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4개국과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 공급망이 곧 백신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빨리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와 독일·프랑스·네덜란드는 지난 4일 이른바 ‘백신 동맹’을 맺고 유럽 및 전 세계 저개발국을 위해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하고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2일 회원국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전 구매협상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EU 보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27개 EU 회원국 대표들과 화상회의를 한 뒤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키리아키데스 집행위원은 회의를 통해 EU 집행위가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해 24억유로(3조2,634억원)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이 자금을 4억5,000만명의 회원국 시민이 백신을 접종받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EU 집행위는 이를 위해 제약회사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기업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