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1년반새 65배 증가...‘착한투자’ 인기에 ESG채권 ‘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ESG채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권도 소셜본드를 잇따라 발행, 위기를 맞은 기업들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등 ESG 활용폭이 넓어지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과 KB국민카드는 각각 2,3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친환경차 할부금융과 코로나19 피해로 인한 중소가맹점 지원 사용 목적이다.

ESG채권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mance)를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둔 채권이다.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와 인프라 사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그린본드가 대표적이다. 일자리 창출, 주택 공급,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하는 소셜본드도 한 종류다. 지난달 기준 국내 ESG 채권 발행잔액은 59조원 수준으로 2018년말 대비 65배 이상 늘었다.


ESG채권이라고 해서 발행금리가 낮아진다거나 하는 이점은 없다. ESG등급 부여를 위해 외부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절차와 비용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ESG채권 발행이 증가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 개선 효과가 있어서다. 동시에 국민연금 등 ESG를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 DB손해보험도 탈석탄 투자를 선언하고 석탄발전소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ESG채권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국서부발전과 남동발전 등 다수 발전사도 ESG채권의 발행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추가 발행을 검토하고 있고 SK, GS그룹 등 대기업들도 발행시장을 점검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의 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 발행된 ESG채권들의 금리도 민평 대비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유가 하락과 자금시장 변동성이 심화 된 점은 부담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IB 임원은 “기업들의 경우 적어도 올해까지는 변동성에 대비해 현금을 쌓아두려는 분위기”라며 “투자유인이 더 커지고 정부가 수요 확대에 나서야 ESG 발행시장도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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