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이 남북 연락선 차단을 넘어 군사행동까지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그의 담화를 북한 주민들이 다 보는 노동신문에도 게재했다. 대대적인 여론몰이까지 활용해 남북대결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14일 전국의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 2면에 김여정이 전날 밤 발표한 담화문 전문을 실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해 대적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군사도발 의지를 알린 이상 도발이 실행될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려면 북한 지도부도 또 다른 대내적 명분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신문은 또 이날 ‘인민의 징벌은 막지 못한다’는 제목의 정론을 실어 “감히 어디다 대고 삿대질을 하며 개XX을 부린단 말인가”라며 ‘연속적이고 철저한 보복’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기사에서 북한은 “예로부터 죄지은 놈보다 비호 두둔하며 감싸준 자를 더 엄하게 처벌한다고 하였다”며 “격노할대로 격노한 인민의 요구와 의사에 따라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은 이미 실행돼 세상에 공표한 그대로 끝까지 철저하게 결행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밤부터 13일 밤까지 이례적으로 3차례나 릴레이 담화를 내고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장금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을 시작으로 13일 오후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13일 밤 김여정 등이 잇따라 담화를 내고 대남 공세에 나섰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