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둘러싸고 친(親) 이낙연계와 비(非) 이낙연계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 우원식, "이낙연김부겸 전대 출마시 상처만 입을 수도"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전대 출마를 재고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이 지켜줘야 할 대권 후보들 간의 각축장이 벌어진다면 두 후보의 상징성과 치열한 경쟁의 성격상 어떤 결과가 나와도 우리의 소중한 대선 후보에게 큰 상처만 남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민생위기 극복과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임무를 갖고 있지만 대권 주자 두 분의 출마가 굳어지면서 대선 전초전으로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위기 극복의 해법,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벌써 합종연횡, 힘겨루기, 대리 논쟁 등 낡은 문법들이 언론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면서 “갈등과 분열을 반복하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당내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이 대권 주자의 당권 도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최인호, 이낙연 전대 불출마 요구는 무책임한 배제 |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러나 부산 재선의원으로, 친문(친문재인) 86 핵심그룹 중 한 명인 최인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향후 1년이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개혁을 만들어낼 골든 타임”이라며 “내년에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이유로 특정 정치인에게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는 것은 무책임한 배제”라고 지적했다. 대선주자인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권·대권 분리 규정 때문에 ‘7개월짜리 대표’가 돼야 하는 논리를 뒤집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도 총선을 1년 2개월 앞둔 2015년 2월 전당대회에 나섰고 총선에 승리하면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해 연말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사실상 당 대표 실제 임기는 10개월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주자는 대표 임기를 다 채울 수 없다는 페널티를 안고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며 “7개월이든, 10개월이든, 2년이든 중요한 것은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단합된 힘으로 무엇을 이뤄낼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전대에 나오면 ‘호남(이낙연) 대 영남(김부겸)’ 구도가 부각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지역 대결 구도로 전대를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과 부추김에 단호히 통합의 정체성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권주자인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문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할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차기 주자가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대통령이 불편해했던 것은 과거의 문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