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에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정세균 총리가 “2차 대유행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긴장이 풀린 모습이 뚜렷하다. 3차 추가경정예산안은 국회에서 여야의 힘겨루기로 허공에 떠 있고, 신산업 관련 규제 혁파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6월과 9월에 2조5,000억원이나 되는 비우량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고 상반기 말 결제자금 수요가 곧 몰려오는데 정부 주도의 회사채, 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출범은 굼뜨기만 하다.
이완된 자세로 2차 팬데믹의 경제적 파장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나 마찬가지다. 정부는 추가 쇼크에 대비한 비상용 정책 배낭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쓰나미가 몰려온 뒤 4·5차 추경을 하겠다면서 또다시 나라 곳간부터 찾는다면 세금 퍼붓기에만 의존하는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