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암시하는 담화를 내놓은 가운데 그 실행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추가 보복을 지체 없이 할 것처럼 공언한 상황에서 그 시기가 남북 접경지역인 도라산역이나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우리 정부가 6·15 기념행사를 하는 오늘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김여정은 지난 13일 밤 개인 명의 담화에서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해 대적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머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경고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철거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파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했다. 연락사무소는 현재도 상주 인원이 한 명도 없고 연락 기능도 상실한 채라 김여정이 말한 ‘다음 단계 행동’이 단순한 폐쇄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본래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하던 4층짜리 건물이었던 만큼 이 건물에 대한 철거가 곧 개성공단 전체 건물 철거 작업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문제는 그 시기다. 김여정이 지난 13일에 이미 “다음 단계 행동 결행을 지시했다” “머지 않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연락사무소 철거·폭파 시기가 상당히 근접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곳곳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15일은 정부가 6·15 선언 20주년 행사를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날이라 그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5일 정오께 도라산역에서 문익환 시비 제막식에 참석한 뒤 오후 5시30분부터는 오두산 통일부전망대에서 진행되는 6·15 20주년 기념식에 몇 시간 동안 머물 예정이다. 모두 국경지대는 물론 개성공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인접한 곳이다. 만약 김여정이 오늘 연락사무소를 철거·폭파할 경우 시기 상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북한은 오늘도 6·15 20주년엔 침묵한 채 군사 행동에 대한 다짐만 재확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 ‘끝장을 볼 때까지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이미 천명한 대로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부는 관련 사항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만전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