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살아있다' 유아인X박신혜가 전하는 코로나19 시국 속 '희망'

/사진=양문숙 기자

“우리 영화를 통해 코로나 시대 속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박신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묘하게 맞닿아있다. 소재는 좀비지만, 위기 상황들로 인한 고립,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지금 시국과 꼭 닮았다. 영화 ‘#살아있다’가 현 시점에서 관객의 공감을 자극하며 극장가의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유아인, 박신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조일형 감독은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인해 국내 입국이 어려워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영화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가 쓴 ‘얼론’(Alone)이 원작이다. 조 감독은 “처음 원작을 봤을 때 장르물의 성격이 강하고 독특했다. 그걸 한국화하면서 공간적인 면, 미술적인 세팅, 정서 외에도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준우로 시작해서 유빈이라는 열쇠 같은 인물을 만나 마지막에 희망을 찾는 과정이 나온다. 우리도 지금 코로나19란 예상치 못했던 일을 현실에서 겪고 있다. 그래서 더욱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영화는 감정의 공유를 중점적으로 그린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내가 준우나 유빈이었다면 어떻게 할까를 현실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에서 우리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양문숙 기자

유아인은 작품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 남겨진 유일한 생존자 준우로 돌아온다. 준우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날뛰는 세상에서 하루아침에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고립된 인물이다.

유아인은 ‘옆집 청년’같은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기존에 많은 분들이 인식하는 저의 강렬한 느낌 보다는 친숙하고 편안한, 귀여운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다”며 “반면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일상적인 톤을 가진 흐름 속에서 군데군데 포인트가 돼야 하는 지점 속에서는 내가 가진 강렬한 감정선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물에 풍성함을 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신혜는 작품에서 또 다른 생존자 유빈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유빈은 정체불명 존재들의 위협으로 집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계획해 생존 전략을 짜는 인물이다.

그동안 긍정적이고 밝고 에너지 넘치는 역할을 맡아온 박신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그는 “전에 맡았던 역할과 달리 이번엔 본인이 처한 상황에 순응하는 캐릭터다. 인정하고 넘어지고 쓰러지는 것에 대해서 다시 일어서기보다는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유빈의 모습이 기존의 캐릭터들과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획적으로 살던 유빈의 계획이 틀어지게 만드는, 새로운 일들을 던져주는 사람이 준우다. 그 속에서 개인적인 성향을 가진 유빈이 변하는 감정들을 살려보고 싶었다”며 “오히려 준우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희망을 보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양문숙 기자

이번 영화로 첫 호흡을 맞추게 된 유아인과 박신혜는 서로의 호흡을 만족스러워했다. 유아인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토론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떨어져 있는 순간이 많았지만 함께 할 땐 그 어느 순간보다 많이 대화했다. 제가 초반부에 오래 등장하다 보니까 먼저 촬영을 끝내고 다른 인물이 붙었을 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현장 편집본을 봤을 때 정말 안도했다. PD님께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박신혜 덕분에 무게중심, 균형감이 잘 잡힌 것 같았다”며 흡족했다.

박신혜 또한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에서 촬영하다 보니 실제로 얼굴을 보고 촬영하는 기회가 적었고, 무전기를 통해서 서로 대화하는 신도 각자 촬영해서 주고받는 호흡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서로 계속 모니터하면서 촬영을 진행했다. 오히려 제가 아이디어를 냈을 때 유아인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주고 더 발전시켜줬다. 각자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과해보일까 했는데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전시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즐겁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어떤 메시지보다는 ‘살아있다’는 소중함, 감사함, 느낌 자체를 강렬하게 느끼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박신혜는 “현장에서 정말 즐겁게 웃으면서 촬영했다. 현장에서 느꼈던 즐거움을 관객분들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많이 지쳐있고 힘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준우와 유빈이 가졌던 희망처럼, 작은 희망을 계속 같이 느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살아있다’는 26일 개봉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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