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톡톡]이커머스 성장에 온라인 플랫폼 선보인 '캐피탈랜드'

6월 1일부터 전자상거래·음식 주문 플랫폼 선보여
코로나19로 디지털 전략 가속화
오프라인 네트워크 연계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
'그랩'과 쉽지 않은 경쟁 전망도



최근 싱가포르 최대의 리테일러이자 부동산투자회사인 ‘캐피탈랜드(CapitaLand)’가 전자상거래(e-commerce) 플랫폼 ‘eCapitaMall’과 온라인 음식주문 플랫폼 ‘Capita3Eats’을 출시했습니다. 리테일러들에게 더 많은 고객 접점을 제공하고, 온라인 사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캐피탈랜드가 출시한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캐피탈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한 후 집으로 배달시키거나 직접 쇼핑몰에 가서 물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캐피탈랜드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입주해 있지 않은 리테일러들도 ‘eCapitaMall’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음식주문 플랫폼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캐피탈랜드가 선보인 이커머스 플랫폼 ‘eCapitaMall’ /사진=캐피탈랜드 홈페이지

캐피탈랜드가 선보인 온라인 음식 주문 플랫폼 ‘CapitaeEats’ /사진=캐피탈랜드 홈페이지

캐피탈랜드는 최근 들어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2월에는 캐피탈랜드가 운영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권 ‘eCapitaVoucher’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캐피탈랜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오프라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 창 캐피탈랜드 싱가포르의 리테일 매니징 디렉터는 “코로나19를 계기로 24시간 체제로 가동되는 ‘옴니채널(omnichannel)’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리테일러들에게 고객들과 더 많은 접점을 제공하고 온라인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캐피탈랜드의 온라인 플랫폼 출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최자령 노무라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아직까지 동남아를 대표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며 “캐피탈랜드가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중국·베트남 등에서 워낙 영향력 있는 오프라인 사업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연계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수익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다만 싱가포르계 부동산투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장한다고 해서 부동산투자회사가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캐피탈랜드가 워낙 리테일 비중이 높은데 리테일이 어렵다 보니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동남아 시장은 이미 그랩이 주도권을 쥐고 있어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디지털 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해 성장하고 있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캐피탈랜드의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전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공유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캐피탈랜드, 아센다스, 케펠 등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부동산투자회사들이 모두 공유 오피스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부동산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비즈니스를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본인들이 가진 강점을 더욱 날카롭게 갈고 닦아 다른 비즈니스와 연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캐피탈랜드가 운용하는 리츠인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에 담겨 있는 ‘래플스시티’ /사진=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

캐피탈랜드가 운용하는 리츠인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에 담겨 있는 ‘클라키’ /사진=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

참고로 캐피탈랜드는 싱가포르 최대의 리테일 리츠인 ‘캐피탈랜드몰트러스트(CMT)’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CMT는 2002년 6월에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최초로 상장된 리츠입니다. CMT는 현재 16개의 리테일 자산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자산은 ‘래플스시티(Raffles City)’ 입니다. 싱가포르 지하철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래플스시티는 호텔·오피스·쇼핑몰이 결합된 복합 건물입니다. 또한 래플스시티 뿐만 아니라 클락키(Clarke Quay), 플라자 싱가푸라(Plaza Singapura), 정션 8(Junction 8), 제이큐브(J-Cube), 푸난(Funan) 등 CMT가 편입한 자산 모두 도심 다운타운이나 교외 지역의 지하철역 인근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CMT가 편입하고 있는 쇼핑몰을 다녀간 방문객은 3억 4,280만명에 달합니다. CMT는 캐피탈랜드가 지분의 약 30%를 소유하고 있으며, 캐피탈랜드의 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입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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