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기 전 중국삼성 사장.
중국 반도체기업 부회장으로 선임돼 논란이 됐던 장원기 전 삼성 사장이 중국행을 접었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업체 에스윈 부회장으로 부임했던 장 전 사장이 퇴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은 측근에게 “첫 직장도 삼성이고 마지막도 삼성이었던 39년 삼성맨으로서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며 “특히 회사와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합류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장 전 사장은 액정표시장치(LCD)사업부(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 사장을 맡아 2009년 중국 쑤저우에 한국 기업으로서는 첫 LCD패널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 지원하는 중국삼성의 사장을 맡았다.
2017년 퇴임한 장 전 사장은 폭넓은 중국 인맥을 보유하며 중국삼성의 경영에 기여했다. 에스윈 합류 결정도 호형호제하며 지낸 왕둥성 전 BOE 회장과의 친분에서 비롯됐다.
업계는 중국삼성 경영에 전념했던 장 전 사장으로 인해 기술유출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중국의 핵심 인력·기술 빼가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삼성 고위 출신 인사까지 끌어들였다는 사실과 함께 에스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 설계와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만큼 한국의 주력산업인 OLED의 패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장 전 사장은 중국 회사 부회장으로 선임됐다는 기사가 나간 뒤 “입사 경위, 배경 등이 와전되면서 너무나 많은 비난과 오해를 받아 괴로웠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