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원 주택이 1.7억에 낙찰...중저가 아파트 경매열기

수도권 6억이하 아파트 급감에
법원경매로 수요자 대거 몰려
서울 석달째 낙찰가율100%넘어
규제 피한 인천·화성도 응찰자↑


# 지난 5월 법원경매에 나온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삼창 전용 22.3㎡는 감정가가 9,000만원에 불과한 소형 아파트다. 그런데 입찰에서 두 배에 가까운 1억7,001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189%에 이른다. 이 단지는 5월에 진행된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중에서 강남 고가 아파트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감정가 1억4,500만원의 인천 연수구 연수동 연수주공 3차 전용 44.7㎡ 경매에는 응찰자 92명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 역시 5월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아파트로 기록됐다.

서울 등 수도권 법원경매 시장에서도 중저가 아파트 경매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힘들어지자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을 잡을 수 있는 경매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낙찰가율 110% 육박=1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경매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에는 6억원 이하 아파트 월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경우가 4번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2월과 4월, 5월, 그리고 6월에도 낙찰가율 100%를 넘겼다. 특히 4월에는 109.8%로 110%에 육박하는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낙찰률도 2월과 5월, 6월 모두 70%대를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서울만큼 중저가 아파트의 인기가 뜨거운 곳은 비규제 지역인 인천이다. 인천은 3월부터 4개월 연속 낙찰가율 100%를 넘겼다. 평균 응찰자 수도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7~8명대였던 평균 응찰자 수가 올 들어 한 번도 두 자릿수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경매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인천·화성, 중저가 아파트 경매 상위권 싹쓸이=서울 등 수도권에서 5~6월 낙찰된 중저가 아파트 경매 물건들을 살펴보면 역대급 성적을 낸 곳이 쏟아졌다. 특히 인천 연수구와 경기도 화성시의 중저가 아파트들이 경매 성적 상위권을 휩쓸었다.

앞서 소개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삼창의 뒤를 이어 인천 동구 송현동 삼부 전용 62.4㎡가 감정가의 154%인 1억8,18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3위는 3억5,200만원으로 감정가가 책정된 경기 화성시 반월동 에스케이뷰파크 전용 85㎡로 154%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5억4,138만원에 낙찰됐다.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가운데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인천 연수주공3차에 이은 2위도 인천에서 가져갔다. 감정가 2억600만원의 인천 연수구 옥련동 한국 101동 1601호 전용 60㎡에는 68명이 몰렸다. 이어 감정가 2억3,800만원의 경기도 화성시 동탄 푸른마을 신일해피트리 전용 59.1㎡에도 62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인기를 증명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감정가 7억~8억원 아파트의 경우 경쟁률이 높아져 낙찰가율이 상승하면 자칫 대출규제 대상인 9억원 이상으로 낙찰될 수도 있어 안전한 6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한 규제로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쟁률이 급감한 것에 비해 수도권 6억원 이하 아파트는 경쟁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저가 아파트의 경매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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