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 앞에서 입영장병과 가족·친구들이 인사하고 있다. /논산=연합뉴스
재력가 아들인 이른바 ‘금수저’ 공군 병사의 ‘황제복무’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공인 금수저’는 3만6,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고소득자 아들은 3,4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병무청에 따르면 별도 병적관리대상자는 지난 4월 기준 총 3만6,070명이며 이 중 고소득자 아들은 3,45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소위 ‘국가공인 금수저’라고 불리는 병적관리대상자는 병무청이 사회 관심계층의 투명하고 공정한 병역관리를 위해 이들의 군 입대부터 전역까지 병역이행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이 병적 별도관리제도는 2017년 도입됐으며 대상은 △고위공직자(4급 이상 국가·지방공무원, 지자체장·의원, 군 대령 이상, 경찰 총경 이상, 대학 학장, 교육감)와 그 아들 △고소득자(종합소득과세표준 5억원 초과자)와 그 아들 △체육선수(프로스포츠단 등록자) △연예인(대중문화예술사업자와 계약 맺은 자) 등이다.
병적관리제도의 대상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소득자 부문 대상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고소득자 부문 대상자는 이 제도 시행 첫해인 2017년 12월에는 2,859명, 2018년 12월 3,261명, 2019년 12월 3,236명, 올해 4월 3,455명이다.
병적관리대상이 가장 많은 분야는 체육선수다. 2017년 12월 2만3,481명에서 2018년 12월 2만4,824명, 2019년 12월 2만4,657명, 올해 4월에는 2만5,607명으로 늘었다. 얼마 전 해병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세계적 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 선수도 병적관리대상이다. 손흥민은 훈련소 퇴소 성적이 동기생 157명 중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병적관리대상자인 손흥민이 지난달 8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해병대 9여단 훈련소 수료식에서 훈련병 157명 중 수료 성적 1위를 거둬 ‘필승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병대
병적관리대상자가 되면 병무청으로부터 ‘병적 별도관리대상 안내문’을 받게 되며 군 미필자들 사이에서는 이 안내문이 ‘국가공인 금수저 증명서’라고 불린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병적관리제도는 연예인 등 사회적 관심계층의 병역기피나 병역면탈·병역꼼수 등을 방지하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 병역이행을 위한 것”이라며 “병적관리제도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병적관리대상자의 병역이행 과정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황제복무’ 의혹이 제기된 최모 공군 상병의 경우 국가공인 금수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평가업체인 나이스그룹 부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최 상병은 병적관리대상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군 안팎에서는 어설픈 금수저가 황제 대접을 받고 갑질을 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소위 국가공인 금수저라고 불리는 병적관리대상자는 대부분 큰 잡음 없이 열심히 군 생활을 한다”며 “과거 일부 연예병사나 사회지도층 아들이 간혹 군 복무 중 말썽을 일으켰지만 요즘 사회 관심계층들은 누구 못지않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한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