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IEW]'굿캐스팅' 최강희·유인영·김지영, 한마디로 '굿캐스팅'이었다

/ 사진=SBS 제공

주체적인 여성 3인방의 걸크러쉬(Girl Crush·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멋진)면모가 돋보였던 ‘굿캐스팅’이 16회를 끝으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SBS ‘굿캐스팅’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12.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이후 방영 내내 월화극 1위를 차지했고, 16일 방송된 최종회도 11.0%의 시청률을 기록해 뜨거운 대미를 장식했다. 이는 주중 주말 미니시리즈에서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종편을 포함해 시청률 10%대를 넘는 드라마를 찾기 힘든 가운데 이룬 쾌거다.

최종회에서 국정원 요원 백찬미(최강희 분), 임예은(유인영 분), 황미순(김지영 분)이 마침내 마이클리(김용희 분)를 체포하면서 작전 수행이 완료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극 말미에 탈옥을 하려던 마이클이 탁상기(이상훈 분)에게 살해당했고, 6개월 후 요원들이 또다른 작전을 위해 다시 의기투합하는 열린 결말로 시즌2의 가능성을 예고하며 드라마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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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캐스팅’은 기존의 딱딱한 국정원 이미지를 벗어나 현직에서 밀려난 여성 국정 요원 삼총사를 중심인물로 내세워 초반부터 이야기 결을 달리했다.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30대 후반 워킹우먼 최강희,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싱글 워킹맘 유인영, 사춘기 딸을 둔 주부 김지영까지 평범한 일상 속 세 여성들의 활약은 많은 공감과 응원을 불러일으켰다.

‘중년 여성 요원들의 좌충우돌 첩보극’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등장한 다수의 액션신은 극에 긴박감을 제공했다. 이를 위해 세 사람은 고난도 액션 장면도 직접 소화하는 투혼을 불살랐다. 특히 최강희와 김지영은 총격신과 격투신, 추격신, 와이어신 등 화려한 액션 장면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 매회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이들의 액션연기는 한국판 미녀 삼총사를 떠올리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세 배우의 연기력은 물론이거니와 한 명 한 명의 연기 변신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최강희는 매 장면마다 시원한 액션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고, 극 안에서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변주했다. 유인영은 기존의 악녀 혹은 도시녀에서 탈피해 순하고 어리버리하지만 점차 성장하는 요원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김지영은 가정에선 18년차 주부이지만 밖에선 능청스러움과 듬직함을 지닌 맏언니로 기둥 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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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상엽과 허재호의 브로맨스도 돋보였다. 때로는 친구처럼 가족처럼 서로에게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두 사람은 단순한 사장과 비서 관계를 넘어선 진정한 우정을 보여주었다. 변우석(허재호 분)을 살뜰히 챙기며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윤석호(이상엽 분), 석호를 지키기 위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변우석(허재호 분). 죽어가면서도 석호를 걱정하는 우석과 그런 그를 안고 슬퍼하는 석호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진한 뭉클함을 자아냈다.

배우들의 존재감과 함께 독특한 연출력도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B급 코미디를 표방한 ‘굿 캐스팅’은 타 드라마와 달리 만화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들을 배치해 극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끝까지 범인을 밝히지 않는다거나,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시청자들을 여러번 들었다 놓았다.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의 완성도에 있어 빈틈이 보인 건 사실이다. 위태로운 순간에 운으로 엇갈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현실감이 떨어졌고, 첩보전과 함께 펼쳐진 멜로와 학교 폭력 이야기 등은 국정원 이야기와는 다소 관련성이 부족했다. 예은과 강우원(이준영 분)의 러브라인 같은 경우도 지나치게 급진전되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극에서 펼쳐진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 배우들의 연기 변신, 여성들의 과감한 액션 도전은 높이 살 만 하다. 한마디로 ‘굿캐스팅’이었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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