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여신협회장 "카드산업, 핀테크보다 더 핀테크스럽게"

취임 1주년 기념 인사말
"거대 핀테크사와 경쟁...공정경쟁 조성에 노력"
잇단 금융사고에 "디지털화 따른 금융보안 강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우리 카드산업은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 접점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거대 핀테크사와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공정 경쟁’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잇단 금융정보 유출이 확인되며 금융사고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디지털화에 따른 금융 보안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17일 김 회장은 취임 1주년 기념으로 여신금융업계와 협회 임직원에게 보낸 인사말에서 “카드산업이 핀테크사보다 더 핀테크스럽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여신협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은 오는 1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국내 카드산업이 새로운 지급결제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결제 인프라를 혁신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할 신사업 분야에 카드사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핀테크 간편결제의 부상 등 경쟁 환경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카드업계는 앞으로도 지급결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카드업계가 마이데이터산업 외에도 오픈뱅킹,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페이먼트(My Payment·지급지시서비스업)는 ‘은행 간 계좌이체’로 돈이 오가는 새로운 결제 서비스다. 소비자가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지급지시업자 자격이 있는 결제업체가 은행에 ‘지급 지시’를 하고 은행은 이에 따라 소비자의 계좌에서 가맹점 계좌로 바로 돈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결제업체에 돈이 오갈 필요가 없어 계좌이체 수수료 외에 별도 거래비용도 들지 않는다. 기존 신용결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로 주목받았지만 당초 정부가 핀테크 업체에만 이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카드업계의 반발을 샀다. 현재 정부는 카드사에도 마이페이먼트 사업을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진출로 기존 금융사들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은 “카드사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카드업계가 그동안 보여준 혁신 DNA를 믿는다”며 “카드사가 금융혁신에 있어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핀테크사와의 공정한 경쟁 여건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여전업계에 대한 신뢰 확보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화에 따른 금융 보안에 있어서도 관련 기관과 협조해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과거에 유출된 국내 카드정보 90만건이 해외 다크웹에서 거래되고 카드정보를 포함한 최대 1.5테라바이트(TB) 분량의 금융정보가 해킹 범죄자의 외장하드에서 발견되는 등 잇단 금융사고가 확인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업계의 현안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도 나선다. 캐피탈·신기술금융 분야에 대한 지원 및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원본부장직을 신설하고 여신금융교육연수원을 금융본부로 이관한다. 또 법무팀을 신설해 주요 입법 추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