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연구개발에 이용한 수전해 장치.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경제의 성공적 이행을 위한 핵심기술인 ‘재생에너지와 직접 연동 가능한 고효율 수전해 핵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소연구단 김창희 박사 연구진이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이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안정적이며 고효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수소는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풍부한 원소지만 자체로 존재하기 보다는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나 물 등 화학성분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추출해야 한다. 화석연료에서 추출된 수소는 온실가스가 동시에 다량 배출되어 일명 ‘그레이(Grey) 수소’라 불리는데,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물을 이용한 ‘그린(Green) 수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할 경우 불안정한 전력 부하로 인하여 수전해 시스템 성능이 빠르게 나빠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기상 조건 변화로 재생에너지가 수전해 시스템에 부하 대비 0~20% 정도로 적게 공급되면 수소와 산소가 섞인 혼합가스가 가연성 한계에 쉽게 도달하게 되어 폭발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가 공급되더라도 내구성과 효율이 높은 전극과 분리막을 자체 개발했고 이 스택기술을 통하여 수전해 시스템을 모듈화 하는데 성공했다.
수전해 분리막은 미세구멍의 정밀제어 및 친수성을 향상시켜 상용제품 대비 가스혼합을 3배 이상 억제하면서도 3배 이상 높은 이온전도성을 갖는 고안정성·고이온전도성 분리막 합성기술을 확보했다. 수전해 전극은 부하변동 운전에 대한 내구성 확보를 위해 전이금속 촉매보다 반응성이 큰 망간 또는 크롬을 첨가하여 촉매 수명을 향상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수소생산 효율을 82% 이상까지 끌어올렸고 부하변동 시 발생할 수 있는 가스혼입 및 전극 효율 문제를 해결해 보다 넓은 출력범위(5~110%)의 연계 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기술은 순수 국내 기술로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그린수소생산의 길을 앞당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향후 2022년에 예정된 새만금 등 대단위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국내 수전해 기술로 대량의 그린수소생산을 통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수소산업 관련 전·후방산업 육성 및 확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김창희 책임연구원은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진정한 수소경제로 정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해외 선도국의 수전해 기술과 경쟁하기 위해 고성능·고내구 전극과 분리막 등 핵심 부품소재 요소기술과 메가 와트(MW)급 스택 스케일업 설계 기술 모두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