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신약개발 정확도 높아진다

■김소희 DGIST 교수팀
여러 물고기 뇌파 동시 측정 기술
초기 스크리닝 비용·시간 단축도

DGIST의 김소희(오른쪽) 로봇공학전공 교수와 이유현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여러 마리 제브러피시의 뇌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제브라피시 뇌파를 측정한 데이터.

국내 연구팀이 여러 마리 제브러피시(줄무늬가 있는 열대어)의 뇌파를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뇌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 연구의 정확도와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김소희 로봇공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여러 마리 성체(成體) 제브러피시의 뇌파를 동시에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뇌전증 치료약의 효과를 검증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동안에는 한 번에 제브러피시 한 마리의 뇌파만 측정할 수 있었다.


척추동물인 제브러피시는 인간과 유전정보와 생체기관이 70%가량 유사해 신약 개발 첫 단계로 세포를 대상으로 기초연구를 할 때 주로 쓰인다. 이렇게 여러 마리를 동시에 활용하면 투입된 약물이 주는 영향을 신속하고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성체 제브러피시 여러 마리를 안정적으로 고정시켜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고정 유닛과 약물 주입·교환 유닛이 결합된 장치를 만들어 환경 변화 없이도 약물 교환과 연속적인 뇌파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여러 마리에서 장시간의 비침습적 뇌파를 측정했다. 유닛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어 동시에 측정 가능한 개체 수를 쉽게 늘릴 수 있고 뇌파 측정 후 제브러피시를 수조로 돌려보내 장기간의 추적관찰도 가능하다.

뇌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후보약물을 여러 제브러피시에 동시에 투입한 뒤 뇌파 반응을 연구할 때 정확도와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속하게 약물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효과적인 약물 선별을 위한 초기 스크리닝 과정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뇌전증이나 수면장애·자폐증 등 뇌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의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 활용해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로봇공학전공 이유현 연구원이 제1저자로, 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온라인에 게재됐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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