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분야는 외래어가 유독 많이 쓰이는 업종 중 하나다. 첨단기술을 다루는데다 세계 각국에서 통용되는 용어를 선호하다 보니 외래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마땅히 대체할 만한 우리말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통신업계는 가능한 우리말을 살려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텔레콤이 지난해 한글날을 계기로 사내 직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는 ‘우리말 바로쓰기’다.
직원들이 업무 편의를 앞세우다 보면 외래어는 물론 소위 ‘한글 파괴’라 할 수 있는 조어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업계 선도 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용어 바로잡기에 나섰다고 한다. 그 결과 빈번하게 사용되던 일부 외래어나 조어, 한자어를 찾아내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을 찾아냈다.
대표적 사례가 ‘NEW 단말’을 대신해서 사용할 수 있는 우리 말 표현 ‘개통한 적이 없는 휴대폰’이다. 한글과 영어의 어색한 조합 대신 누가 들어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찾아냈다. 또 일반 고객은 잘 알기 어려운 ‘IMEI’란 용어는 ‘휴대폰 식별 번호’, ‘OTA 개통’은 ‘유심 정보를 온라인으로 받아 개통’ 등으로 표현하도록 직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한자어도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과금’은 ‘요금 청구’, ‘과납’은 ‘더 많이 냄’, ‘교반품’은 ‘교환 또는 반품’, ‘감도 미약’은 ‘신호가 약함’, ‘일할 계산’은 ‘날짜별 계산’ 등으로 바꿔 쓰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고객과의 소통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통신 용어를 쓰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분위기나 고객의 인식 변화 파악에 소홀한 나머지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통신 용어 등을 바른 우리말로 쓰자는 내용의 ‘우리말 교육책’도 출간해 이미 구성원에게 배포했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