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을 공개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약 일주일 앞두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정치권은 분노를 표했다.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지난 16일 와르르 무너졌다. 북한은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다음날 방송으로 공식 방영했다. 국민 세금 170억가량 들여 지은 건물이 무너진 지 하루 만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까지 부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정치계는 안팎으로 분노를 표했다.
유승민(왼쪽)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강대식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대권 도전 선언을 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평화냐?”란 질문으로 자신의 단상을 시작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3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한없이 ‘비굴하고 굴종적인’ 저자세의 대북유화책을 쓴 결말”이라며 “2018년 4월 27일의 판문점 선언, 그리고 그 해 9월의 9.19 군사합의는 휴짓조각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며칠 후면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6.29 제2 연평해전 18주년”임을 상기하며 “문재인 정권의 가짜 안보, 가짜 평화가 그 밑바닥을 드러낸 지금, 강력한 대북제재와 도발에 대한 확실한 응징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대식 통합당 의원 역시 “한반도 가짜 평화 쇼는 단 8초 만에 막을 내렸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강 의원은 “거대 여당이 보여줄 힘은 약자를 뭉개버리는 비겁한 결단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굴욕적이고 잘못된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는 용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임을 강조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 2차회의. /연합뉴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에서도 단호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기호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오판으로 정책을 잘못 수립한 통일부의 존폐도 고려해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새터민 출신 지성호 통합당 의원은 “북한 지도부가 행동하면 북한 주민이 제일 고통받는다”면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향해 “정상적인 지도자인지 그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실질적으로 가능, 불가능한 것에 대한 구분 제대로 못하고 막연한 기대 속에서 남북관계 추진하지 않았나” 반문하면서 “아무리 혼자서 평화 외쳐봐야 상대방이 호응하지 않으면 평화 이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그동안 정치권 자문에 참여하길 꺼리던 이신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도 외교안보특위에 원외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교수는 “김여정 막말에 진짜 열 받아서 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품은 불만의 씨앗에 대해 “우리가 무슨 약속을 안 지키고 김정은은 무슨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