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퇴임 권순일 대법관 후임, 천대엽·윤준·이영주·김인회 등 30명 후보군

'여성 검사장 2호' 이영주, '도산법 전문가' 서경환
'인권판사' 김종호, '젠더법연구회장' 신숙희 등 후보군
노태악 대법관 인선 당시 최종 후보군 천대엽·윤준 포함
문대통령과 '검찰을 생각한다' 공저 김인회도 이름 올려
'서오남' 기조는 못 면해… 비서울대 3명, 여성 3명 그쳐

대법원 전경. /서울경제DB

9월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후보군에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첫 여성 대검 과장 출신 이영주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검찰개혁을 주장해 온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올랐다. 이번에도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중심의 후보군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비서울대 출신은 3명, 여성도 3명에 그쳤다.

대법원은 권 대법관의 후임을 천거 받은 결과 65명이 대상에 올랐으며, 이 중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에 동의한 30명을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후보군 30명 중 법관 출신이 23명이며, 나머지는 검사 1명, 변호사 4명, 교수 2명 등이었다.


법관 중에선 지난 노태악 대법관이 선임될 당시 최종 후보였던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윤준 수원지방법원장이 다시금 올랐다.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는 법원 내 최고의 도산 관련 전문가로 개인회생·파산 도입에 크게 이바지했다. 2015년 광주고법 재직 시절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울먹여 ‘세월호 판사’로도 알려져 있다.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는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의 재판장이다. 김종호 부장판사는 2013년 서부지법에서 성폭력 피해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화제가 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로부터 디딤돌상을 받은 바 있다.

진보개혁 성향 법조인들도 눈에 띈다. 김인회 교수는 꾸준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인물로, 지난 2011년 문재인 대통령과 ‘검찰을 생각한다’를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 성창익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도 사법개혁 관련 활동을 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민변 사법센터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직전에 선임된 노 대법관이 정통법관 출신으로 안정적인 인선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번엔 상대적으로 파격적인 인사를 뽑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여성 후보는 3명이 심사에 동의했다. 이영주 전 부원장은 역대 2번째 여성 검사장 출신이자 역대 최초 대검 과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신숙희 부산지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는 회원 수 800여명의 젠더법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경란 특허법원 부장판사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도 ‘서오남’ 기조는 못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30명 중 서울대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유상재 법원도서관장, 윤 원장, 한규현 서울고법 부장판사뿐이다.

한편 대법원은 1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대법관추천후보위는 이를 토대로 3명 이상의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선정한다. 후보추천위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박경서 대한적십자회 회장 등 비당연직 4명으로 구성됐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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