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0주년인 지금을 새로운 도약의 기점으로 삼아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 선급으로 거듭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이형철(사진) 한국선급(KR) 회장은 18일 본사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디지털선급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선급 업무 전반을 디지털 환경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박의 검사 신청에서부터 증서 발급까지 최적화된 디지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에서 획득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선급검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IMO(국제해사기구)에서 추진 중인 해운업계의 탈탄소 정책에 대비해 암모니아나 수소와 같은 친환경 선박 연료에 대한 연구와 급속히 발전하는 자율운항선박에 관한 기술개발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박 운항과 관련된 선급 본연의 업무에도 더욱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다가올 포스트코로나 때는 과거 방법을 통해선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한국선급은 그동안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기업이나 전략을 의미하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추구하면서 선진 선급과의 200년 차이를 단기간에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성과에 만족하며 안주할 수 없는 상황에 닥쳤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현재에 대해 “선급 간 경쟁이 무한경쟁의 시대로 돌입한 지 오래된데다가 국제 해사업계의 선급에 대한 요구사항이 다양해졌고 선급 업무에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 또한 필요한 시점”이라 진단했다.
김대헌 한국선급 디지털기술원장은 ‘디지털선급으로 재도약’이라는 발표를 통해 디지털선급으로 한국선급이 실현하고자 하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선급이 추진하는 디지털선급은 선급업무 전반을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새로운 형태의 선급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고장진단 및 예측 기반 기술(CBM), 드론 등을 활용한 스마트 검사 기술, 3D 모델기반 설계승인 등 10가지 분야의 실용적인 디지털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운항선박시대에 대비해 해사업계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에 관한 연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1960년 해운과 조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설립된 한국선급은 60년 이후 임직원 약 900여 명, 연 수입 1,300억, 등록톤수 7,000여 만 톤을 넘는 세계 7위의 국제선급으로 성장했다. 설립 당시에는 선박검사기술 주권 확보와 우리나라 선박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선급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고(故) 허동식 박사와 2명의 선박검사원이 참여했다. 이후 전 세계 12개 선급만이 가입된 국제선급연합회(IACS)에 1988년에 가입했고 현재는 전 세계 66개 검사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특히 80개 국가로부터 정부대행검사권을 수임받아 검사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선급 전경./사진제공=한국선급
이날 기념식에서는 이 같은 흔적이 담긴 60주년 기념 홍보동영상을 통해 60년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 세계 고객들과 업계 관계자로부터 온 축하 인사를 전했다. 또 60년간 한국선급을 이끌어온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고객들의 성원에도 감사 인사를 밝혔다. 이어진 내·외부 유공자 포상식에서는 외부 유공자 대표로 박찬민 케이엘씨에스엠(KLCSM) 대표이사와 안전관리우수선사를 대표해 최장팔 현대LNG해운 전무가 상패를 수상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생활방역이 시행되는 만큼 기념식 규모를 최소화해 기부금을 조성, 해운·조선 관련 인재 육성과 지역사회 교육 환경 개선에 활용되도록 한국해양대학교 등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창립 기념식에는 정태순 한국선주협회 회장, 도덕희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해 한국선급 60주년을 축하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