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남북관계 악화 및 북미관계 교착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며 남탓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며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이는 당연한 일”이라며 트윗을 날렸다. 디페이스 더 네이션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것이다. 볼턴은 2018년 4월말 폭스뉴스 및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은 볼턴을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지만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며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에 대해 “전쟁이나 하고 싶어하는, 불만에 가득찬 지루한 바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장기간 협상 교착을 면치 못한 북미관계의 책임을 볼턴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이 선 핵폐기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을 내세우는 바람에 김 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리고 북미관계에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리비아 모델에 대해 극도로 거부 반응을 보였으며, 리비아 모델을 거론하는 볼턴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볼턴은 오는 23일 출간하는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미 비핵화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이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아울러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는 표현을 쓰며 비판했다. 또한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거래가 개인적 관심을 국가적 관심보다 우선에 둔 또 다른 사례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