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역의 ‘요새화’ 선언에 이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차기 보수 대권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핵무장론’을 냉각된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오 전 시장은 19일 전파를 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우리 입장에서는 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며 “직접 핵을 개발한다든지 아니면 미국과 협상을 시작해서 전술핵을 다시 재배치한다든지 하는 카드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는 사실상 중국”이라고 전제한 뒤 “그 중국을 움직여야 북한이 진심으로 그나마 북한 핵을 폐기할 것을 고려하기 시작할 상황을 만들 수 있는데, 그러자면 우리가 핵카드를 만지작만지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은 “그런 옵션을 우리 정부가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마 중국은 굉장히 생각이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초에 우리는 절대 전술핵 재배치나 핵개발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의 선택지 안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 이런 입장을 정리한 것은 굉장히 큰 전략적 실패”라고 상황을 짚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연합뉴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국제정치 관계를 볼 때 미국이 쉽게 우리의 핵개발을 용인한 상황도 아니고 전술핵 재배치는 주변 4강과의 갈등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말한 뒤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핵을 폐기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선택도 마다하지 않고 다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할 때 비로소 북한도 중국도 변화하도록 만들 수 있는 지렛대로 사용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반도에서는 ‘핵 그림자 효과’가 작동 중”이라며 “핵보유국은 게임체인저로 등극하고, 상대방은 핵의 존재만으로도 스스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 “이번 폭파의 의미는 이제 배치가 완료되었으니,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한치의 오차 없이 스케줄대로 가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어 오 전 시장은 “원래 북의 핵스케줄표에 2020년은 명실공히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해였다”면서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발사, 이동식발사, 잠수함 발사 등 각종 형태로 다수의 핵탄두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한미로부터 기정사실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오 전 시장은 “앞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저 강도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 뒤 “도발 후 우여곡절 끝에 화해에 이르려면 그 대가는 제재해제와 경제지원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한반도는 핵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 전 시장은 “계속 가중될 ‘겁주기’ 앞에서 굴종적 평화를 동족애로 포장하며 정신승리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자체 핵개발카드와 전술핵 재배치카드의 장단점을 비교 선택하여 후세에게 힘의 균형 속 진짜 평화를 물려줄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