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10월부터 전 직원 무급휴직 검토

코로나19에 인력 감축 가속화
전직원 순환 휴업 진행 중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종료 시 무급휴직 전환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힌 가운데 인천공항 2터미널에 서 있는 여객기들/영종도=이호재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에 이어 대한항공(003490)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할 경우를 대비해 고정 비용 절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0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만 2년 이상 근속한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최대 1년의 장기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국인 조종사들의 의무 무급 휴가를 7월까지 시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선제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근속 만 2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무급 휴직을 신청받았고 정기 임원 수를 27% 줄였다. 이어 15년 이상 근속한 만 50살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접수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한항공의 인원 감축은 가속화됐다. 매년 3,8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절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1·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 1만8,741명의 연간급여 총액은 3,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여객 운행이 급감하며 인천 영종도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가 썰렁하다. /영종도=이호재기자.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휴직을 실시했으며 4월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순환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부서별 필수 최소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은 모두 휴직 중으로 직원 휴직 규모가 전체 인원의 70%를 넘어섰다. 정부는 유급 휴직을 시행하는 항공사에 최대 6개월 동안 휴업수당의 90%를 지원한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통상임금 수준에 해당하는 휴업 수당을 휴직 대상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도 코로나 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엔 무급 휴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이 직원들의 휴직을 늘리는 것은 오는 하반기에도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외국인 조종사 대상 무급 휴직을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로 무기한 연장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까지 근무 유형별로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자구안을 시행 중이지만 채무상환 시점 등을 고려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이 끝난 후 전 직원 무급휴직을 고려 중”이라며 “전 항공사들이 무급과 유급 휴직을 병행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휴직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4분기 2조3,52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567억원의 영업손실과 6,9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2·4분기 손실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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