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방한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DC로 건너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할 것이라는 일본 유력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19일 한미일 협의라인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본부장이 한반도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다며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양해하도록 미국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그러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응하지 않고 있어 미국이 제재 완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대북제재 완화 관련 한미 간)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끝나면 한국은 단독으로 북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대북지원의 선택지로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의료지원 등을 언급했다.
이에 앞서 이 본부장은 17일(현지시간) 낮 미국에 입국했으며 18일 비건 부장관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요미우리의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만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을 공유하고 상황 악화를 방지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북한을 향해 엄중한 경고를 보냈으나 대북 ‘대화 기조’는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전직 통일부 장관 등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내하며 대화로 풀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향후 대북정책 기조는 통일부 장관 인선 등으로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날 김연철 장관의 사의를 재가한 가운데 후임 장관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홍익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윤경환·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