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숙원 '실손청구 간소화'...이번엔 이뤄질까

전재수 의원 내달 초 법안 발의
정부도 올 주요 추진과제로 꼽아
여대야소 국회 통과 가능성 커져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이 이르면 다음달 발의될 예정이다. 보험업계와 소비자의 숙원 과제로 그동안 의료계의 반대로 번번이 입법화가 좌절됐지만 이번만큼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사안인데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손의료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이르면 다음달 발의할 예정이다. 전 의원실 측은 “20대 국회 때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시키지 못했다”며 “정무위원회를 배정받은 만큼 오는 7월 초중순에 법안을 발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지난 국회 때 전재수·고용진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 전국의 모든 병원과 보험사를 전산망으로 연결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람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게 핵심이다.


현재는 보험 가입자가 병원에서 서류를 뗀 뒤 보험사에 일일이 청구해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보험사가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환자 요청시 병원은 진료비 증명 서류를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하면 된다. 이에 전 의원은 보험회사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거나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손해보험 업계 및 소비자는 법안 통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3,800만명이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보험 상품이나 청구 절차가 복잡하고 번거로워 청구를 포기한 비율이 47.5%나 된다. 그동안에는 의사들의 반대가 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료계는 보험업계가 질병 정보를 의료 상업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환자 본인의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보험사에 넘어갈 수 있다며 결사반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정부가 올해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꼽은데다 민주당이 177석을 차지해 마음만 먹으면 법안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금융·보험 분야의 주요 현안으로 법안을 꼽았다. 다만 전문중계기관 위탁시 운영 주체 선정 및 권한을 명확히 설정해야 하고 청구 절차 간소화를 위한 비용 추계 및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대 국회 때 처리되지 못했던 법안들이 재발의돼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회 상황이 지난번과 달라지기도 했고 정부에서도 각종 규제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관련 법안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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