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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위기 상황입니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중 무역분쟁 격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트리플 악재’ 속 위기감에 다시 한번 ‘초격차’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경영 행보로 삼성전자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남 DS 부문장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 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등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이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 만나 위기 극복 전략을 논의하는 등 초격차 전략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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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중인 연구원들을 찾아 초격차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부문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2030’ 달성에 전력을 쏟고 있다. 반도체 연구소는 선행 공정·패키징 기술을 비롯해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연구 등 차세대 반도체에 적용 가능한 미래 기술 연구를 진행하는 삼성 반도체 사업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가혹한 위기 상황”이라고 밝히며 미래 기술의 선제적 확보에 힘 써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D램 양산과 계속되는 공격적 투자에 기반한 ‘규모의 경제’로 메모리반도체 부문 글로벌 1위 자리를 보다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또한 글로벌 1위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세계 최초로 EUV 공정을 파운드리에 도입하는 등 선단공정에 힘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잇단 현장경영 행보를 통해 반도체 등 주요 사업 부문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받고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하는 등 광폭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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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