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주민들이 모두 보는 매체를 통해 연일 남측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김여정 등 고위직 담화는 이틀째 내지 않아 미국과 우리 정부의 반응에 따라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보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다수 정부 기관들이 쉬고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이번 주말에 또 다른 행동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격노한 민심의 폭발은 역사의 필연’이라는 정세론 해설에서 “최고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설사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한사람같이 일떠서는 것이 우리 인민이며 원쑤들이 피를 물고 날뛰면 날뛸수록 더욱 억척같이 다져지는 것이 우리의 일심단결”이라며 “지금 우리 인민은 인간 쓰레기들의 삐라 살포 망동이 남조선 당국의 아무런 제지도 받음이 없이 감행된데 대하여 치솟는 격분을 누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남관계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자그마한 죄의식조차 느낄줄 모르는 남조선 당국의 후안무치하고 배신적인 처사에 그 원인이 있다”며 “이제 이 땅에 흐르는 시간은 도발자들에게 있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가장 고달픈 시간으로 될 것이며 원쑤들은 단 하루도 발편잠을 자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존과 같은 논리로 우리 정부를 맹비난했지만 구체적인 추가 보복을 제시할 고위직 성명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게재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17일 김여정 등이 문재인 대통령을 막말로 비난하고 군사보복을 예고한 것을 끝으로 고위직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미국 정부와 남측 대응을 지켜보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추정을 내놓았다. 실제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8일 “금후(이후) 조선의 연속적인 대적행동 조치의 강도와 결행 시기는 남조선 당국의 처신·처사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어찌 됐든 추가 보복 조치를 김여정의 명의로 수 차례 장담한 만큼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란 진단도 제기했다. 탈북민 단체 ‘큰 샘’은 오는 21일 강화도 석모도에서 쌀이 담긴 페트병을 북한에 보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 내부 동향과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숨고르기 하는 것 같다”며 “다만 군사적인 분야에서는 이미 예고한 4가지 부분은 시차를 두고 실행해 나갈 것으로 보고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