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작전용 기관단총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다산기공의 DSAR-15PC. M-16 소총의 최첨단 개량형으로 조준경과 표적지시기·소음기를 장착하기 이전 상태다.
군이 발주할 물량 1만6,300정은 특수전 사령부에 국한되지만 해군과 해병대, 공군 특수부대와 육군 특공여단/연대, 사단 직할 수색대대는 물론 경찰특공대까지 합칠 경우 보급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1A 기관단총의 누적 생산물량은 16만정에 달한다. 특히 특수작전용 기관단총이 본격 보급될 무렵이면 군의 주력 화기인 K2 소총의 배치 시점도 반세기에 이른다는 점에서 차기 기본 화기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관단총의 총열 길이를 늘리면 일반 보병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 간 물밑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조준경을 부착한 DSAR-15PC. 이 같은 구성에 고배율 및 열영상 조준경을 추가 부착할 경우 소총 가격의 5배에 이르는 예산이 필요하다. 군은 조준경과 소음기 도입도 이번 사업에 포함할 예정이다.
21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에 따르면 ‘특수작전용 기관단총’ 사업을 공모한 방사청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산기공을 선정하고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경쟁입찰에 참여했다 탈락한 S&T모티브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방사청은 검토 끝에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번주 초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S&T모티브는 육군 조병창에서 대우정밀을 거치는 동안 M1 및 카빈 소총 재생부터 시작해 M-16 소총 면허생산, K 시리즈 등 국산 총기를 사실상 독점 생산해온 방산업체로 이번 탈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6년 방산업체로 신규 지정된 다산기공은 후발주자지만 해외 유명 총기 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각종 소총을 수출해온 업체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조준경 개발을 맡을 이오시스템과 함께 중소·중견기업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산기공이 9월까지 제출할 체계개발실행계획서가 승인되면 10월 중 연구개발을 위한 본계약(연구용역비 38억8,000만원)이 체결되고 3년간의 개발사업이 진행된다. 차기 기관단총의 기본 모델인 DSAR-15PC는 이미 완성 상태로 국방기술품질원의 성능검사까지 진행한 상태지만 크게 세 가지 연구가 추가될 예정이다. 방사청은 개발기간에 특수전 사령부의 세부 요구사항을 반영하고 육군이 추진 중인 워리어 플랫폼 사업과 연계범위를 넓히며 미국이 추진 중인 소총 구경 확대 시(5.56㎜→6.8㎜) 한국도 즉각적인 변경이 가능하도록 소총 구경 다양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DSAR-15PC 소총은 다산기공(DS)이 제작하는 가스 피스톤식 AR-15 소총의 단축형이라는 뜻이다. AR-15 소총은 아말라이트사(AR)의 수석기술자 유진 스토너가 1957년 설계한 소총으로 M-16 소총의 원형이다. 아말라이트사에서 제조권을 사들인 미 콜트사의 M-16 시리즈 중에서 최신 단축형인 M-4 카빈 소총은 걸프전 이후 독일 H&K를 거쳐 명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H&K가 가스 직동식을 가스 피스톤식으로 바꾸는 등 완전 재설계하는 수준으로 개량한 소총이 HK-416으로 자존심 강한 프랑스가 제식 소총으로 채택할 만큼 유럽 각국의 차기 소총으로 자리 잡고 있다.
DSAR-15PC 소총은 HK-416의 한국적 진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H&K-416 계열의 소총을 OEM 수출하며 다진 기술력으로 생산한 소총이기 때문이다. 특수전 사령부도 당초 신뢰성이 검증된 HK-416을 원했으나 가격이 비싸 포기하고 동일한 성능의 국산 총기로 돌리는 과정을 거쳤다. DSAR-15PC의 성능은 H&K 416과 동등 이상이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수전 사령부에 보급될 DSAR-15의 일부는 소음기와 고가의 조준경을 포함하고 있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